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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편 상영하는 작은 시골 영화관 여행 (영동, 장흥, 함평)

by lovedg2 2025. 7. 12.

멀티플렉스가 도시마다 늘어난 요즘, 여전히 ‘하루에 단 한 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작은 시골 영화관이 있습니다. 화려한 사운드, 최신 시설은 없지만 그곳엔 오래된 좌석, 손글씨로 쓴 상영표, 그리고 영화를 기다리는 마을 사람들의 시간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하루 1편만 상영하는 로컬 단관극장, 충북 영동, 전남 장흥, 전남 함평의 작은 영화관을 소개합니다. 이곳은 단순한 영화 상영장이 아닌 지역의 문화와 감성이 교차하는 일상 속 예술 공간입니다.

영화관

1. 충북 영동 – 주민이 지키는 마을극장, ‘영동시네마’

영동읍 중심, 버스터미널 옆 3층 건물 안에는 ‘영동시네마’라는 작은 영화관이 있습니다. 이곳은 주민들이 “동네에도 극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요청으로 만들어진 생활문화형 시네마 공간입니다. 하루 1편, 오후 2시에만 영화가 상영됩니다. 상영작은 대부분 독립영화, 클래식 영화, 예술영화이며 때로는 주민 추천작이 걸리기도 합니다. 관람료는 5천 원. 카운터도 없고, 봉사활동을 겸한 운영진이 표를 손으로 끊어줍니다. 좌석은 고정형 40석, 음향은 소박하지만, 상영 중간에 들리는 바깥 자전거 소리, 비 오는 소리가 오히려 한 편의 영화처럼 느껴지는 순간도 있습니다. 영동시네마는 ‘누구나 참여 가능한 문화극장’을 지향하며 주민이 운영하고, 주민이 관객이며, 때로는 마을 어르신이 영화평론가가 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2. 전남 장흥 – 도서관 속 영화관, ‘작은 영화관 장흥시네마’

장흥군민회관 옆, 장흥공공도서관 내부에 숨겨진 단관 극장이 있습니다. 이름하여 ‘장흥시네마’ 인데요. 이곳은 하루 1~2편만 상영되며 지역 주민들이 도서관을 오가는 길에 자연스럽게 들러 영화를 보고 갑니다. 극장은 작지만 최신 디지털 상영 설비를 갖추고 있고, 상영 전후에는 인근 주민들이 자유롭게 토론하거나 도서관 북카페에서 감상기를 나누는 문화적 흐름이 이어집니다. 영화 장르도 다양합니다. 인디 영화, 프랑스 예술영화, 지역 다큐멘터리까지 흔히 볼 수 없는 영화가 오히려 이곳에선 가장 자주 상영됩니다. 무엇보다 장흥시네마는 ‘보는 공간’에서 ‘참여하는 공간’으로 확장 중입니다. 청소년 시나리오 공모전, 영화 제작 교실, 노년층 대상 무료 관람 등 지역의 문화적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곳에선 영화가 삶의 배경이 아니라, 삶과 영화가 서로 닮아가는 시간을 만날 수 있습니다.

3. 전남 함평 – 1일 1편, 정해진 시간이 기다려지는 ‘함평 작은 영화관’

전남 함평의 작은 영화관은 군청 맞은편 문화복지관 1층에 조용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하루 한 편만 상영하며, 그 시간에 맞춰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로컬 상영관’입니다. 상영관은 40석 규모, 영화관 외벽엔 손으로 직접 그린 영화 포스터가 걸려 있으며 간판조차 이름보다 ‘영화 보는 곳’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곳입니다. 영화가 시작되기 10분 전, 삼삼오오 동네 주민들이 모여들고 누군가는 편의점에서 간식을 사 와 나눠먹고, 누군가는 “이 영화 옛날에 티브이에서 본 거 같아”라며 웃습니다. 상영작은 지역 청소년 영화제 수상작이나 공공문화원이 배급한 작품 중심이며, 영화 끝난 후 ‘자율 감상문’ 쓰기 캠페인도 함께 운영됩니다. 함평 작은 영화관은 상영보다 ‘기다림’의 감정이 더 오래 남는 극장입니다.

📋 하루 1편 작은 영화관 요약표

지역 극장명 운영 형태 특징
영동 영동시네마 주민 자치형 손표 발권, 주민 추천작 상영
장흥 장흥시네마 도서관 복합문화 북카페 토론, 인디영화 집중
함평 함평작은영화관 군청 산하 문화관 하루 1편 상영, 자율 감상 공유

결론: 작지만 깊은 상영, 작은 영화관의 의미

작은 시골 영화관은 블록버스터를 보여주지 않지만 삶의 어느 순간을 다시 바라보게 해주는 감정의 창이 됩니다. 조용히 불이 꺼지고, 낡은 의자에 앉아 영화 속 한 장면을 함께 웃고, 함께 숨죽이는 경험은 단순한 관람을 넘어 ‘공감의 리듬’을 되찾는 시간이 됩니다. 이번 여행에선 극장보다 작은 영화관을, 사람보다 이야기를 먼저 만나는 그 느린 감상의 시간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