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일상이 된 요즘, 하루에 단 한 편만 상영하는 작은 영화관들이 있습니다. 낡은 좌석과 오래된 스크린, 그곳에는 멀티플렉스에서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감성이 있습니다. 오늘은 여전히 필름을 돌리는 세 곳의 시골 영화관을 소개합니다.

1. 영동 - 포도밭 마을의 낭만 극장
충청북도 영동읍 중앙극장은 1968년 개관한 영화관입니다.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같은 자리를 지키며, 지금도 하루 한 번 오후 2시에 영화를 상영합니다. 붉은 벽돌 건물에 '중앙극장'이라 쓰인 간판은 세월의 흔적이 가득하지만, 그 자체로 하나의 랜드마크입니다.
극장 내부는 100석 규모의 작은 공간입니다. 빨간 벨벳 좌석은 낡았지만 오히려 아늑한 느낌을 줍니다. 스크린 앞에는 무대가 있어 과거에는 연극과 공연도 열렸다고 합니다. 관람료는 6,000원으로 멀티플렉스의 절반 수준이며, 팝콘과 음료는 매점 할머니가 직접 준비해 주십니다.
영화 상영 전 극장 주인의 인사말이 특별합니다. 마이크를 잡고 직접 나와서 "오늘 영화 재미있게 보세요"라며 인사하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관객이 5명이든 50명이든 성실하게 영화를 상영하며, 상영 중간 필름이 끊기면 잠시 기다려달라는 안내 방송도 흘러나옵니다. 이런 소소한 해프닝들이 오히려 추억이 됩니다.
영동은 포도의 고장으로 유명합니다. 극장 근처 시장에서는 영동 포도와 와인을 판매하며, 가을이면 포도축제가 열립니다. 극장 주변에는 오래된 다방과 국밥집이 있어, 영화 전후로 식사하기 좋습니다. 영동 난계국악박물관도 인근에 있어 함께 둘러보면 알찬 여행이 됩니다.
상영 시간: 매일 오후 2시 1회 / 관람료: 6,000원 / 예매: 현장 발권 / 휴무: 월요일
2. 장흥 - 문학의 고장 골목 극장
전라남도 장흥읍 문예극장은 1975년 개관했습니다. 장흥은 작가 이청준, 한승원이 태어난 문학의 고장이며, 영화관 이름도 '문예극장'으로 지어졌습니다. 현재는 주말에만 오후 3시 한 편을 상영하며, 평일에는 문을 닫습니다. 그래도 주민들은 이 극장을 소중히 여기며 찾아옵니다.
극장 건물은 2층 목조 건물로 독특한 구조입니다. 1층은 매점과 대기 공간이고, 2층으로 올라가면 상영관이 있습니다. 나무 계단을 밟으며 올라가는 소리가 정겨우며, 2층에는 약 80석의 좌석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천장이 낮고 스크린이 작지만, 관객과 스크린의 거리가 가까워 오히려 몰입감이 높습니다.
문예극장의 특별함은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입니다. 영화 상영 전후로 주민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매점에서 차 한 잔을 마시며 담소를 나눕니다. 어르신들은 옛날 영화 이야기를, 젊은이들은 요즘 영화 이야기를 나누며 세대 간 소통이 이루어집니다. 극장 주인은 단골 관객들의 취향을 알아 영화를 선정합니다.
장흥은 한우와 키조개로 유명합니다. 극장 근처 시장에서는 신선한 키조개와 한우를 맛볼 수 있고, 장흥 삼합(한우+키조개+표고버섯)은 꼭 먹어봐야 할 별미입니다. 정남진 전망대와 천관산도 가까워 영화 관람 후 함께 둘러보면 좋습니다. 문학의 집에서는 장흥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합니다.
상영 시간: 주말 오후 3시 1회 / 관람료: 5,000원 / 예약: 전화 문의 권장 / 평일: 휴관
3. 함평 - 나비 축제 마을의 추억 극장
전라남도 함평읍 함평극장은 1970년 개관한 영화관입니다. 나비 축제로 유명한 함평에서 유일한 극장이며, 지금도 목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후 2시에 영화를 상영합니다. 외관은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했지만, 내부는 옛 정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극장 내부는 150석 규모로 세 곳 중 가장 큽니다. 최근 좌석을 교체해 비교적 편안한 관람이 가능하며, 음향 시설도 개선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아날로그 영사기를 사용하며, 디지털과 필름 상영을 병행합니다. 필름으로 상영하는 날에는 특유의 따뜻한 화질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함평극장은 지역 영화 교육의 장이기도 합니다. 방학이면 어린이 영화 교실을 열고, 청소년들에게 무료 상영을 제공합니다. 또한 매달 한 번 고전 영화의 밤을 개최해, 1960-70년대 한국 영화를 상영하며 어르신들의 추억을 되살립니다. 극장 로비에는 오래된 영화 포스터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함평은 나비 축제와 엑스포공원으로 유명합니다. 극장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나비생태공원이 있어, 봄부터 가을까지 다양한 나비를 볼 수 있습니다. 함평 시장에서는 함평 한우와 천지호 장어가 별미이며, 함평 자연생태공원에서는 황금박쥐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좋은 코스입니다.
상영 시간: 월~일 오후 2시 1회(목요일 휴관) / 관람료: 5,500원 / 할인: 경로, 학생 할인 있음 / 주차: 극장 앞 무료
작은 시골 영화관의 가치
작은 영화관은 단순한 영화 상영관이 아닌 지역 문화 공간입니다. 멀티플렉스가 없는 시골 마을에서 극장은 주민들의 유일한 문화 향유 공간이며, 영화를 보며 일상의 피로를 풀고 즐거움을 찾는 곳입니다. 특히 어르신들에게는 젊은 시절의 추억이 담긴 소중한 장소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골 극장이 문을 닫고 있습니다. 관객이 줄고, 영화 배급이 어려워지며, 디지털 전환 비용도 부담스럽습니다. 하루 한 편 상영으로는 경영이 어려워 적자를 감수하며 운영하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남아있는 극장들은 주인의 의지와 지역 주민들의 사랑으로 겨우 버티고 있습니다.
작은 극장을 찾아가는 것은 지역 문화를 지키는 일입니다. 한 장의 티켓이 극장 운영에 큰 도움이 되며, 우리의 관심이 이런 공간을 살립니다. 멀티플렉스에서는 느낄 수 없는 따뜻함이 있고, 영화관 주인과 나누는 짧은 대화도 여행의 소중한 추억이 됩니다.
관람 시 팁:
- 상영 시간과 작품 사전 확인 (극장마다 다름)
- 현금 준비 (카드 안 되는 곳 많음)
- 조용히 관람하며 극장 매너 지키기
- 매점 이용으로 극장 운영 돕기
영동, 장흥, 함평. 세 곳의 작은 극장에는 시간이 멈춘 듯한 영화의 낭만이 있습니다. 다음 주말, 멀티플렉스 대신 시골 영화관을 찾아가 보세요. 하루 한 편뿐인 영화를 보며 느리게 흐르는 시간, 잊지 못할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