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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가 문화 공간으로 바뀐 마을 탐방 여행 : 정선, 고창, 하동, 괴산

by lovedg2 2025. 6. 23.

한때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운동장, 교실 창밖으로 손을 흔들던 아이들, 그리고 선생님의 분필 소리가 울려 퍼지던 그 교정. 이제는 더 이상 종이 울리지 않는 그곳에, 조용하지만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폐교는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학생들이 떠난 자리를 예술가들이 채우고, 지역 주민들이 손을 맞잡고, 여행자들이 감동을 나누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과거의 흔적과 현재의 창의성이 공존하는 ‘폐교 문화공간’ 여행지를 소개합니다.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하나의 마을이 새로운 호흡을 시작한 공간들입니다.

폐교

1. 강원 정선 고한 365 행복센터

강원 정선 고한읍은 한때 탄광 마을로 붐비던 지역이었습니다. 광산이 사라진 뒤, 함께 사라진 건 사람뿐 아니라 지역의 활기였습니다. 그런 마을에 다시 숨결을 불어넣은 공간이 바로 ‘고한 365 행복센터’입니다. 이곳은 폐교된 고한초등학교 분교를 리모델링해 만든 복합문화공간입니다. 갤러리 교실, 주민 북카페, 공유부엌, 광부 체험실, 작은 음악당 등 다양한 공간이 마을 사람들과 여행자, 예술가의 교류 공간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특히 ‘광부 아틀리에’는 광산 문화를 예술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열리는 지역 문화축제와 체험 프로그램은 침체된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과거를 지우지 않고 품은 채, 새로운 미래를 이야기하는 공간. 고한 365 행복센터는 폐교가 마을의 심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2. 전북 고창 꿈꾸는 학교

전북 고창 상하마을의 폐교는 지금 ‘꿈꾸는 학교’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상하농원과 함께 운영되며, 단순한 전시공간이 아닌 오감 체험과 느린 교육의 장으로 거듭났습니다. 이곳은 향기 수업 교실, 마을기록관, 음식공방, 자연 놀이터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은 물론, 어른들 역시 과거의 교정 감성을 느끼며 천천히 머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운동장은 잔디와 나무가 어우러진 피크닉 공간으로, 방문객들이 돗자리를 펴고 도시락을 즐기는 ‘쉼이 있는 교정’이 되었습니다. 이곳에서는 교육이라는 틀을 넘어, ‘체험’과 ‘느림’이 중심이 됩니다. 자연 속에서 온몸으로 배우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을 누릴 수 있는 진정한 힐링형 폐교 문화공간입니다.

3. 경남 하동 하동악양예술학교

지리산과 섬진강 사이, 바람이 부드럽게 불어오는 경남 하동 악양면. 이 조용한 마을에도 폐교가 하나 있었습니다. 지금은 ‘하동악양예술학교’라는 이름으로, 청년 예술가들이 모여 생활하고 창작하는 마을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폐교된 초등학교 건물을 활용해 목공 작업실, 도예 공방, 미디어 아트 공간, 레지던시 숙소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 일정 기간 거주하는 예술가들의 작품은 마을 사람들과 공유 전시회를 통해 공개됩니다. 방문객을 위한 원데이 클래스도 운영되어 여행 중 도자기 만들기, 판화 체험, 드로잉 수업 등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운동장은 아트마켓이나 콘서트, 야외 상영회가 열리는 문화 광장으로 활용되고 있어 정기적인 방문객이 찾아오는 ‘살아있는 마을 예술 플랫폼’ 역할을 합니다.

4. 충북 괴산 작은 도서관학교

충북 괴산군 청천면의 폐교는 현재 작은 도서관학교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학교 전체가 하나의 도서관이자, 작은 출판 플랫폼이며, 교육문화 센터입니다. 이곳은 독서 모임, 글쓰기 캠프, 마을신문 제작 등 지역 주민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유통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방문객들은 하루 대여를 통해 교실에서 1인 집필 공간을 체험하거나, 작은 마당에서 시 낭독회를 열 수도 있습니다. “도서관은 조용한 곳이 아니라, 생각이 활발한 곳이다”라는 슬로건처럼, 이곳은 배움의 연결과 공존의 실험이 이뤄지는 살아있는 공간입니다.

📋 폐교 문화공간 요약표

지역 공간명 활용 형태 특징
정선 고한 고한365행복센터 복합 문화센터 광산 체험, 예술 교류, 지역 축제
고창 상하 꿈꾸는 학교 체험교육 공간 향기수업, 농촌 체험, 피크닉
하동 악양 악양예술학교 예술 창작촌 레지던시, 공방 체험, 아트마켓
괴산 청천 작은도서관학교 문화 도서관 책쓰기, 글모임, 지역 콘텐츠 생산

결론

폐교는 어떤 이들에게는 아픔이고, 어떤 이들에게는 추억이지만 지금 이 순간, 그것은 새로운 문화와 감성의 시작점이 되고 있습니다.

사라졌던 공간에 사람들이 다시 모이고, 잊혔던 이야기들이 다시 쓰이며, 침묵하던 벽에 예술이 스며듭니다. 이번 여행은 관광 명소를 찾는 대신, 이처럼 조용히, 그러나 깊은 감동을 주는 폐교 문화공간으로 떠나보세요. 그곳에서 우리는 버려진 것이 아니라, 다시 쓰이는 삶의 가능성을 마주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