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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세탁소 간판 따라 걷는 골목 산책 여행 : 익산, 밀양, 태안

by lovedg2 2025. 11. 26.

낡은 간판 하나에도 시간의 흔적이 담겨있습니다. 특히 오래된 세탁소 간판은 그 동네의 역사를 보여주는 타임캡슐 같은 존재입니다. 오늘은 1960-80년대 세탁소 간판이 아직 남아있는 세 곳의 골목길을 따라 걸어봅니다.

세탁소

1. 익산 - 철도 도시의 레트로 간판 거리

전라북도 익산역 주변 구도심에는 옛 세탁소 간판들이 여러 개 남아있습니다. 익산은 호남선과 전라선이 만나는 철도 교통의 요지로, 1970년대에는 철도청 직원과 상인들로 북적이던 곳이었습니다. 당시 역 앞 세탁소들은 와이셔츠와 유니폼을 세탁하며 번성했습니다.

익산역에서 중앙로를 따라 걸으면 '대한세탁소', '신세계세탁소' 같은 간판을 만날 수 있습니다. 파란색과 빨간색 페인트로 쓴 글씨는 바래고 벗겨졌지만, 옛 영화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일부 세탁소는 아직도 영업 중이며, 80대 할머니가 옛날 방식 그대로 다림질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골목 곳곳에는 세탁소뿐 아니라 오래된 이발소, 양복점, 사진관 간판도 남아있습니다. '○○미장원', '□□양복점' 같은 손글씨 간판들이 1970년대 상가 거리 풍경을 재현합니다. 특히 '현대사진관'은 60년째 같은 자리에서 영업 중이며, 내부에는 오래된 필름 카메라와 흑백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익산 구도심에는 재래시장과 중앙시장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세탁소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시장으로 연결되며, 옛날 호떡과 군밤을 파는 가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시장 안 익산 국밥과 콩나물국밥은 40년 전통을 자랑하며, 익산 보석박물관과 미륵사지도 함께 둘러보면 좋습니다.

추천 코스: 익산역 → 중앙로 골목 → 구도심 시장 → 미륵사지 (소요 시간 3-4시간)

2. 밀양 - 영남루 아래 시간이 멈춘 골목

경상남도 밀양시 내일동 주택가에는 오래된 세탁소들이 밀집해 있습니다. 밀양은 영남루와 얼음골로 유명한 관광도시였고, 1980년대까지 번화가로 번성했습니다. 당시 여관과 식당이 많아 세탁소 수요도 많았고,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밀양 구시장 골목을 걸으면 '금성세탁소', '밀양세탁소', '삼성세탁소' 간판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금성세탁소는 1965년 개업해 60년 가까이 운영되었으며,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간판과 건물은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녹슨 철제 간판과 바랜 페인트가 세월의 무게를 보여줍니다.

밀양 골목의 매력은 영남루와 가깝다는 점입니다. 세탁소 골목을 지나 5분만 걸으면 영남루 누각과 밀양강이 펼쳐집니다. 오래된 간판 거리를 걷다가 갑자기 나타나는 웅장한 누각의 대비가 인상적입니다. 골목에서는 과거의 서민 생활을, 영남루에서는 조선시대 양반 문화를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밀양 시장에는 밀양 대표 음식인 밀양 얼음골 사과를 판매합니다. 여름에는 얼음 막국수와 팥빙수가 유명하고, 겨울에는 밀양 한우와 돼지국밥이 별미입니다. 세탁소 골목 근처에는 50년 전통 빵집도 있어, 옛날 크림빵과 단팥빵을 맛볼 수 있습니다. 밀양 영화촬영장도 인근에 있어 함께 둘러보면 좋습니다.

추천 시간: 평일 오전 한적한 골목 산책 / 주차: 영남루 공영주차장 / 연계 관광: 영남루, 밀양 얼음골

3. 태안 - 바닷가 마을의 소박한 간판들

충청남도 태안읍 중심가에는 어촌 마을의 세탁소 간판들이 남아있습니다. 태안은 서해안 어업 기지로, 1970-80년대 어민들과 상인들로 활기찼던 곳입니다. 당시 어부들의 작업복과 횟집 앞치마를 세탁하던 세탁소들이 지금도 몇 곳 남아있습니다.

태안읍 시장 골목에는 '해변세탁소', '태안세탁소' 같은 간판이 보입니다. 바다 근처라 간판의 녹이 더 심하고 페인트가 빠르게 벗겨졌지만, 그것이 오히려 바닷가 마을의 정취를 더합니다. 일부 세탁소는 아직 영업 중이며, 어르신들이 손빨래를 받아주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태안 골목길은 바다와 가깝고 경사가 완만해 산책하기 좋습니다. 세탁소 간판을 따라 걷다 보면 오래된 구멍가게와 철물점도 만나게 됩니다. 특히 '○○슈퍼', '□□상회' 같은 손글씨 간판들이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골목 끝에는 태안 앞바다가 펼쳐지며, 작은 포구와 어선들이 보입니다.

태안은 게와 꽃게로 유명합니다. 세탁소 골목 근처 시장에서는 싱싱한 해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횟집에서는 꽃게탕과 대하구이를 맛볼 수 있습니다. 태안 해변도로를 따라 드라이브하면 안면도와 만리포 해수욕장을 함께 둘러볼 수 있습니다. 일몰이 아름다운 곳으로, 저녁 시간 방문을 추천합니다.

추천 시기: 여름 해수욕 시즌 / 특산물: 게, 꽃게 / 주변 관광: 안면도, 천리포수목원 / 주차: 시장 공영주차장

옛 간판 골목 여행의 의미

오래된 간판은 그 시대의 디자인과 미학을 보여줍니다. 1960-70년대 간판은 대부분 손으로 직접 그리고 썼으며, 장인의 손끝에서 탄생한 예술품이었습니다. 지금처럼 컴퓨터로 출력하는 것이 아니라, 페인트와 붓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작업했습니다. 간판 하나가 가게의 얼굴이었습니다.

특히 세탁소 간판은 동네의 번영과 쇠퇴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세탁소가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인구가 많고 경제 활동이 활발했다는 의미입니다. 문 닫은 세탁소의 간판은 사람들이 떠나고 동네가 쇠퇴했음을 말해줍니다. 그래서 간판 하나에도 동네의 역사와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옛 간판을 따라 걷는 것은 도시 고고학과 같습니다. 화려한 관광지가 아닌, 서민들의 일상이 살아 숨 쉬던 공간을 탐험합니다. 바래고 녹슬었지만 여전히 자리를 지키는 간판들을 보며, 사라져 가는 풍경을 기록하고 기억합니다. 이런 작은 관심이 모여 지역 문화를 보존하는 힘이 됩니다.

골목 산책 팁:

  • 간판 사진 찍을 때 주변 사람들 배려
  • 영업 중인 가게는 물건 구매로 응원
  • 골목 주민들의 일상 존중하기
  • 오래된 가게 주인과 대화 나눠보기

익산, 밀양, 태안. 세 곳의 골목에는 시간이 멈춘 듯한 간판들이 남아있습니다. 다음 여행은 SNS 핫플레이스 대신 조용한 옛 간판 골목을 찾아가 보세요. 녹슨 철제 간판과 바랜 페인트 글씨, 그 속에 담긴 시간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