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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속의 섬 여행 : 청산도, 소매물도, 자은도

by lovedg2 2025. 5. 11.

섬 여행만으로도 특별한데, 그중에서도 ‘섬 속의 섬’은 뭔가 더 비밀스럽고 설레는 느낌이 들게 됩니다. 배를 타고 또 들어가야 닿을 수 있는 섬 속의 섬은 뭔가 더 조용하고, 더 자연스럽고, 더 특별하게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이번엔 직접 다녀왔거나 오랫동안 가고 싶었던 청산도, 소매물도, 자은도를 중심으로 ‘섬 속의 섬’ 여행지를 소개해보려고 해요. 섬에 가보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거나, 섬 여행을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지만 이번 기회에 뻔한 여행지 대신, 조금은 다른 섬에서의 하루가 필요하다면 참고해 보세요.

청산도 – 걷기 좋은 섬, 느림의 미학

청산도는 전라남도 완도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섬인데요. 봄에 다녀오게 되면, 진짜 ‘느림’이라는 단어가 이 섬에 가장 잘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섬 전체가 슬로시티로 지정돼 있어서 그런지, 여기서는 아무도 바쁘게 움직이지 않아요. 길도 사람도 풍경도, 전부 느릿느릿하거나 그래서 오히려 더 깊게 보이고 오래 기억에 남을 수 있습니다. 특히 유명한 건 청산도 슬로길인데, 바다를 따라 걷는 구간은 물론, 고즈넉한 돌담길, 억새밭, 폐교를 활용한 전시 공간까지 다양해서 지루할 틈이 없어요. 걸을수록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 수 있어요. 계절마다 풍경도 다르고, 매년 봄이면 청산도 슬로 걷기 축제도 열려서 사람들이 걸으면서 여행을 즐깁니다. 섬이라 그런지 음식도 신선한 해산물이 많고, 민박이나 작은 펜션에 머물면 진짜 시골 친척집 온 듯한 기분도 들게 됩니다. 밤이 되면 별도 예쁘고, 한 번쯤은 일부러 ‘아무것도 안 하기 위해’ 찾고 싶은 곳이 바로 청산도예요.

소매물도 – 푸른 절벽과 물길이 만든 그림 같은 풍경

소매물도는 통영항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데, 날씨가 허락해야만 갈 수 있는 곳입니다. 처음엔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오히려 그 ‘접근성 낮음’이 이 섬의 매력이 아닌가 싶어요. 덕분에 관광객이 몰리지 않고, 자연도 훨씬 더 깨끗하게 보존되어 있거든요. 가장 유명한 건 등대섬으로 향하는 물길이에요. 썰물 때만 열리는 이 길은 물이 양쪽으로 갈라지며 생기는 현상이라, 마치 바다 위를 걷는 기분이 들어요. 그 길을 걸었으면서 진짜 ‘내가 여행 온 게 맞는구나’ 싶을 정도로 벅찬 감정을 느껴보세요. 섬 자체는 작지만 등대까지 오가는 길이 트레킹처럼 느껴져서 여행이 짧아도 만족도가 높은데요. 곳곳에 설치된 벤치나 전망대에서 쉬면서 바라보는 남해 바다 풍경은 그 어떤 유명한 여행지 못지않아요. 단, 날씨에 따라 배편이 취소되기도 하니, 소매물도는 꼭 사전 기상 확인과 여유 있는 일정이 필요한데요. 그 대신, 들어가는 순간부터 ‘남들 잘 모르는 곳에 온다’는 만족감이 꽤 크답니다.

자은도 – 고운 백사장과 감성 캠핑의 섬

자은도는 전라남도 신안군에 있는 섬인데, 다른 두 섬과는 조금 다르게 연륙교를 통해 차량으로도 접근이 가능합니다. 덕분에 접근성은 높으면서도 여전히 조용하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어요. 자은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무려 4km가 넘는 백사장과 소나무숲이 이어진 해변이에요. 걷는 내내 바닷소리와 바람, 나무 내음이 어우러져 정말 힐링이 되었고, 중간중간에 캠핑존도 잘 정비돼 있어서 차박이나 텐트 캠핑하기에도 아주 좋아요. 특히 무한의 다리라고 불리는 포토존은 해가 질 무렵 정말 아름다운데요. 붉게 물든 하늘과 바다가 맞닿는 그 풍경은 누구랑 같이 가도, 혹은 혼자여도 오래 기억에 남을 만합니다. 근처에는 작은 카페나 마을식당도 있어서 바다 보며 기분 좋게 커피 한 잔 하기도 좋고,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있습니다. 자은도는 섬 안에서도 ‘또 다른 시간으로 빠져나온 기분’을 주는 곳이에요.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자연과 느리게 교감하고 싶다면 강력 추천합니다.

마무리

섬 여행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특별하지만, 그 안의 더 깊은 곳, ‘섬 속의 섬’은 진짜 시간이 멈춘 듯한 경험을 줍니다. 청산도의 느림, 소매물도의 신비로움, 자은도의 고요함. 세 섬의 느낌은 각각 다르지만, 공통점은 하나예요. 조용히 머물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여행지라는 것. 이번 여행은 조금 더 안쪽으로, 조금 더 천천히 들어가 보는 건 어떨까요?